
나는 그렇게 깨끗한 사람이 아니다. 케이블 TV Home CGV의 몽크에 나오는 것처럼 수화기를 잡을때 더러운 느낌이 든다거나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고 손을 딱는다거나 그런일은 없다.
그런데 기록에 대한 결벽증은 심한것 같다. 일단 핸드폰으로 오는 모든 문자메세지나 통화기록은 지워버린다. 메일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메일들(자료라든가, 개인적인 메일등)은 백업해두고, 나머지는 모두 지워버린다. 수신확인이나 보낸편지함도 깨끗하게 지운다. 이런기록들이 남아있으면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내게 필요하지 않은 기록은 모두 지운다.
하지만 모든 기록들을 말끔히 지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웬만한 것은 버리지 못한다. 학부시절 강의시간에 받은 자료라든가, 유인물등은 잊어버리지 않는 한 모아둔다. 심지어 시험지까지...가끔씩 이 자료들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시험의 힌트가 되기도 하고, 기초자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메일은 종류별로 분류해서 시기별로 백업해둔다. 특히나 나는 여기저기서 많은 자료를 메일로 받기 때문에 이런 자료들은 항상 백업해둔다. 다른 자료들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자료들은 꼼꼼하게 분류해서 백업해둔다.
뭐...어떤 사람들은 당연한것이 아닌가? 하고 되물을지 모르지만....나는 조금 유난스러운 면이 있는것 같다. 연락처나 자료는 이메일이나 그 동안 모아둔 강의자료에서 거의 찾을 수 있다. 그런 자료들이 하나씩 없어지는 것이 너무나 아깝기만 하다. 지금도 내 책상의 서랍에는 하루 하루 자료들이 쌓여가고 내 메일함은 주기적으로 백업되고 있다. 그리고 핸드폰의 통화기록이나 문자는 받는 즉시 삭제되고 있다.
어쩌면 나는 나 자신을 철저히 감추면서 다른 사람을 정보를 교묘히 캐가는 스파이 같은 습성을 지녔나보다. 그래서 블로그에 빠져, 블로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자료가 쌓여가고 꼼꼼히 분류되고 있는 블로그의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나는 결벽증인가? 수집광인가? 아니면 스파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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